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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10:37

여자의 아빠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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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아빠가 된다는 것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Our Joyful Young Days,1987)'의 마지막 씬을 보면 딸아이의 아빠가 아니더라도 딸을 키우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기이하지만 감동적인 기분을 단편 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은 딸에 대한 감정 선이 아빠와 엄마의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처음 그 영화를 봤을 때는 둘의 사랑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정신을 못차렸을 만큼요..

그런데.. 저한테도 딸이 생기면서 지금은 열살 된 딸이 좀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저의 인생이 그녀가 태어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습니다.

여자의 아빠가 되는 것은 황당하고 어렵고 슬프고 힘들고 아련하고 아기자기하고.... 평생을 짝사랑만 하는 것 같은..재주없는 저의 말이나 글로하기 정말 힘든 그런 기분들을 느끼고 신비한 경험들을 하게되는 계기인 것 같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저 분, 저 친구, 저 아이도 누군가의 딸이고 아낌없는 사랑과 보실핌, 배려를 받으며 커왔겠지 생각하면 내 아이가 겹쳐지 듯 떠오릅니다. 길을 가다 또래의 아이를 보면 찻길로 갈까봐 눈이 갑니다. 찻길은 아직도 불편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이전에는 몰라서 그러질 못했는데 여자들을 대하면서 좀 답답하다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게됩니다.

기쁜 우리 젊은 날에 안성기의 그녀처럼 가끔은 허탈하게 멍때리도록 만드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좀더 크면 나는 잘 모른다고 방문 닫고 잠글 텐데 세상이 너무 험하고 살기 힘들 텐데 그 때를 생각하니 문밖에 서서 아빠를 이해할때 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대로 시간이 멈춰 버렸음 좋겠단 이기적인 생각을 하게됩니다.

어쨌든 그녀의 삶에도 재밌고 즐거운 일이 있을 겁니다. 제가 살아 왔던것 처럼 말이지요. 그러니 제가 아는 소중한 것들을 더 많이 같이 공유하고 싶네요. 앞으로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새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말이지요..  어떤 분들은 저를 욕하실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느낌이 살면서 저에게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글을 남겨 봅니다.

.........


수업이 끝나면 "아빠 나 끝났어~~" 라는 아주 짧고 할일 없고 이유 없는 전화가 저에게 오겠네요. 오래는 오지 않을 그 전화를 기다려 봅니다. 저의 부모님이 그렇 듯 저도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의 그 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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